여름산
막 벼린 칼을 갈 듯 소나기 건너는 산
쑥빛 날 비껴드는 여름 한낮 허연 숫돌
무더위 싹둑 잘려나가는 힘찬 삐침 저 능선.
겨울이 장엄하려면 마련 넉넉해야 하듯
이 고요 깃들이려 숲도 자꾸 칠을 올려
그 봄날 여린 눈썹도 하마 몇 번 젖었을라.
저 해 이글거릴수록 풋색 바짝 약오르고
그늘은 얼크러져 속살이 깊더니만
물 무명 두른 계곡이 몸을 활활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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