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여름산 / 김동호 - 2002년 7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4. 29. 23:13

 

여름산

 

 

막 벼린 칼을 갈 듯 소나기 건너는 산

쑥빛 날 비껴드는 여름 한낮 허연 숫돌

무더위 싹둑 잘려나가는 힘찬 삐침 저 능선.

 

겨울이 장엄하려면 마련 넉넉해야 하듯

이 고요 깃들이려 숲도 자꾸 칠을 올려

그 봄날 여린 눈썹도 하마 몇 번 젖었을라.

 

저 해 이글거릴수록 풋색 바짝 약오르고

그늘은 얼크러져 속살이 깊더니만

물 무명 두른 계곡이 몸을 활활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