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림자 - 초대詩 · 時調

장미 / 송욱

낙동강 파수꾼 2020. 3. 28. 18:49

 

장미

 

 

장미밭이다.

붉은 꽃잎 바로 옆에

푸른 잎이 우거져

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벌거숭이 그대로

춤을 추리라.

눈물에 씻기운

발을 뻗고서

붉은 해가 지도록

춤을 추리라.

 

장미(薔薇)밭이다.

핏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푸른 잎을 두르고

기진하며는

가시마다 살이 묻은

꽃이 피리라.

 

* <유혹(誘惑)>, 사상계사,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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