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벽거울, 그 안 / 김은진 - 2014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10. 23. 17:44

 

벽거울, 그 안

 

 

 

여자는 나를 보며 겹겹이 화장하고

남자는 나를 보며 날렵히 면도한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그 틈새 공략한다

 

들숨날숨 연기 덮여 배후는 가려지고

웅크린 그림자는 발밑에 숨어든다

무심코 각인되어져 울부짖는 자화상

 

탈바꿈한 얼굴들 먼지처럼 사라져도

남 몰래 가둬 놓고 들춰보는 증명사진

제각기 한 곳만 향해 멍한 두 눈 꽂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