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초록의 근육 / 황경순 - 2014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10. 2. 16:38

 

초록의 근육

 

 

 

빈 들녘 채워 넣는 자투리 미나리꽝

동지섣달 살얼음이 가슴까지 차올라도

진흙 속 갓 올라온 새순

음계처럼 피워낸다

 

제 몸 얼지 않으려 비비는 마디마디

거머리 떼 아무리 빨판을 붙여대도

한겨울 초록의 근육

수렁논을 일으킨다

 

시린 발 개흙 속을 비틀대는 구릿빛

안개 속 헤매던 실업의 긴긴 날

귀농한 둠벙골 홍씨

하루해가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