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백일홍 지다 / 정승헌 - 2013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8. 14. 11:30

 

백일홍 지다

 

 

 

자근대는 얼굴 하나 볼 붉히는 속삭임에

 

꿈결인가 휘휘 젓다 화들짝한 느낌표가

 

해거름 이운 햇살 타고 하롱하롱 떨어지나.

 

단조로만 채운 음계 60년을 뒤흔들고

 

무소식에 숨 막히어 해진 가슴 멍울져도

 

깊어져 늘 저려오는

 

이산된 헛된 꿈아.

 

흩날리는 꽃비 맞아 스산스레 아픈 바람

 

자미궁에 움츠린 채 빈 하늘만 바라보는

 

목 붉은 굵은 눈물이

 

주름 골에 묻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