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솟대
짭조름 울음 먹여 흥건히 젖은 솟대
부황기 깊어져도 한 자리만 지킨 고집
그리움 오롯이 빚어 북녘 향해 앉았나
비 오면 지우산 씌워 자늑자늑 보듬어도
부리마저 뭉그러져 울지도 못하던 새
적십자 한 통 전화에 퍼드득, 날개쳤다
"이 시계 큰아버지래 주셨지 않았습니까"
학도병 끌려갈 때 채워준 그 시계 아닌가
아우를 똑 닮은 조카 첫 만남도 낯이 익다
노을빛 타고 뼈마디로 스며드는 아우 온기
아른아른 멀어진 조카 꿈속에도 눈에 밟혀
60년 멈춰진 시계 느적느적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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