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불
한잠을 자고난 후 연해진 몸의 빛깔
꿈인 양 구도인 양 한 생이 잠잠한데
아사삭 공양마저도 봄비처럼 푸르다
햇빛을 먹고 자라 하늘로만 향하는지
허물을 벗자마자 새로 나온 머리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섶을 찾아 오른다
평생에 딱 한번만 오줌을 누는 누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누운 채 펼치는 설법 길고도 청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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