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와불 / 인은주 - 2011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7. 18. 13:33

 

와불

 

 

 

한잠을 자고난 후 연해진 몸의 빛깔

꿈인 양 구도인 양 한 생이 잠잠한데

아사삭 공양마저도 봄비처럼 푸르다

 

햇빛을 먹고 자라 하늘로만 향하는지

허물을 벗자마자 새로 나온 머리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섶을 찾아 오른다

 

평생에 딱 한번만 오줌을 누는 누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누운 채 펼치는 설법 길고도 청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