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風景 - 자작詩

비 내리는 밤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2. 24. 21:30

 

비 내리는 밤

 

 

궂은 비 내리는 날이면

밤마다 머리 풀고 떡갈나무 숲이 운다

우거지고 쓰러지는 쑥대풀 위

내 키보다 웃자란 어둠 헤집고

그대 체온 더듬어 비에 젖으면

수초냄새 짙은 둑길에서

몰래 훔친 그대

생머리 냄새

흐르는 강물소리 아득함이여

비가 쏟아지는 밤

끝끝내 허물어져 빛나지 못한

그믐의 달빛이라도 뒤적여 보는 것은

차라리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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