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밤
궂은 비 내리는 날이면
밤마다 머리 풀고 떡갈나무 숲이 운다
우거지고 쓰러지는 쑥대풀 위
내 키보다 웃자란 어둠 헤집고
그대 체온 더듬어 비에 젖으면
수초냄새 짙은 둑길에서
몰래 훔친 그대
생머리 냄새
흐르는 강물소리 아득함이여
비가 쏟아지는 밤
끝끝내 허물어져 빛나지 못한
그믐의 달빛이라도 뒤적여 보는 것은
차라리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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