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정전(停電) / 정민석 - 2010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6. 19. 16:10

 

정전(停電)

 

 

 

뇌우(雷雨)에 대궁 꺾인 꽃잎들이 떨고 있다

번쩍, 가슴 때리고 사라지는 운율 너머

서늘한 긴장을 쥐고 우렛소리 금이 간다.

 

팽팽한 전압이 온몸 가득 터질 듯하다

한 시절 내달리다 숨 고르는 활시위처럼

누군가 튕기는 현이 칠흑 속에 번득인다.

 

별 잃은 유리창에 꽃물 스민 섬광처럼

얇게 꿰맨 푸른 상흔 어둠에 널어놓고

볼 밝은 심지를 돋워 시 한 수를 뇌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