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아버지의 운동화 / 김보람 - 2008년 5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1. 8. 20:39

 

아버지의 운동화

 

 

 

진흙인지 먼지인지 야윈 발을 물고 있는

뒷굽 닳은 운동화 아버지의 얼룩들이

제 가슴 어린 섬돌 위

아픔으로 남습니다

 

구긴 지폐 손에 놓고 쓸쓸히 돌아서며

밤 새워 적으셨다는 부치지 못한 편지

정말로 길고 슬픈 꿈

아직도 꾸십니까

 

먼 길을 홀로 걸어 딸은 이쯤 서 있는데

지줏대에 기대 있는 대추나무 볼 때마다

깊어진 두 눈자위에

맑은 물이 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