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집
헌 옷도 다독이는 수선집을 들어서면
뜯어진 솔기마다 베어나는 생의 무늬
지난날 까마득 잊고 단풍물에 젖어 있다
늦가을 빈 하늘이 시름없이 흔들리고
재봉틀 기침 소리 길 하나 밀고 오면
빗줄기 갈잎 버리며 가을을 박음질한다
자르고 또 잘라서 자투리로 남은 가을
내 삶의 부족한 치수 둥글게 단을 잇대어
거울 속 깊어진 눈빛 서둘러 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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