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수선집 / 김정원 - 2007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11. 28. 21:28

 

수선집

 

 

 

헌 옷도 다독이는 수선집을 들어서면

뜯어진 솔기마다 베어나는 생의 무늬

지난날 까마득 잊고 단풍물에 젖어 있다

 

늦가을 빈 하늘이 시름없이 흔들리고

재봉틀 기침 소리 길 하나 밀고 오면

빗줄기 갈잎 버리며 가을을 박음질한다

 

자르고 또 잘라서 자투리로 남은 가을

내 삶의 부족한 치수 둥글게 단을 잇대어

거울 속 깊어진 눈빛 서둘러 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