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부들, 물오르다 / 김지송 - 2007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11. 28. 20:18

 

부들, 물오르다

 

 

 

반물빛 왕버들이 산 그림자 풀어놓고

수풀 위 흐르는 달빛 눈동자에 사무치는

비그이 가고만 싶은 바람 한 점 없는 곳

 

무너진 바위틈에 흐드러진 꽃잎꽃잎

주왕의 전설 새긴 검붉은 반점 삭여낸 듯

내 안에 벽 하나 있어 안으로만 물결치네

 

새벽마다 훔치던 이슬 허공에 흩뿌리고

가물이 찾아와도 당당히 버텨내는

물 위에 길을 만든다, 뿌리 하나 박고서

 

스르르 다가오는 배 잔물살로 지나가고

푸른 안개 풀어가는 황토빛깔 외바람이

꽃대궁 꼿꼿이 올라 하늘 위를 어른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