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들, 물오르다
반물빛 왕버들이 산 그림자 풀어놓고
수풀 위 흐르는 달빛 눈동자에 사무치는
비그이 가고만 싶은 바람 한 점 없는 곳
무너진 바위틈에 흐드러진 꽃잎꽃잎
주왕의 전설 새긴 검붉은 반점 삭여낸 듯
내 안에 벽 하나 있어 안으로만 물결치네
새벽마다 훔치던 이슬 허공에 흩뿌리고
가물이 찾아와도 당당히 버텨내는
물 위에 길을 만든다, 뿌리 하나 박고서
스르르 다가오는 배 잔물살로 지나가고
푸른 안개 풀어가는 황토빛깔 외바람이
꽃대궁 꼿꼿이 올라 하늘 위를 어른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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