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풍경 / 박은화 - 2007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10. 12. 17:40

 

풍경

- 최명희 문학관에서

 

 

 

햇빛도 낮게 깔린 겨울날 어느 오후

돌 틈을 비집고 복수초가 피어 있다

산 아래 오두막집에 발길이 멈춰 선다.

 

한 여인의 영혼이 머물다 간 적막 가옥

피를 토해 쌓아둔 언어들 일어서고

길 떠난 접동새 한 마리 솟대 위에 앉는다. 

 

어느 겁의 인연으로 너와 나 마주했나

해질 녘 독락재로 모여든 그림자들

이 세상 환하게 밝힐 혼불을 보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