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길에는 언덕이 있다 / 조은아 - 2006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10. 4. 14:12

 

길에는 언덕이 있다

 

 

 

타달타달 내딛는 그대의 걸음 따라

낙엽이 바람결에 도망치듯 앞서가다

언덕길 제 몸 부딪쳐 소리 내어 울어본다

 

앙상한 가을바람 모른 척 지나가고

애가 타 바작바작 발버둥 쳐보지만

시뜻한 그대 얼굴빛 서서히 떨어진다

 

희미해진 그림자 바삭한 그 모습을

검붉게 얼룩져 쓰라린 낙엽 하나

말없이 바람만 바람만 아련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