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청동거울 / 한분옥 - 2005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9. 6. 20:26

 

청동거울

 

 

아득한 기억 저편 순장한 잠 일어선다

그날을 증언할 유물 곰팡내 걷어낼 때

심연에 감춰진 꽃이 둥근 달로 비춰온다.

 

동백기름 반지르 분내 소소히 사르고

욕망의 제단 위로 던져진 알몸 신화

가늘게 떨렸을 미소 더 푸르게 물이 든다.

 

한 천년 산 목숨 눈멀고 귀도 삭아

영혼을 닮고팠던 그 청동 빛 하늘 접고

오늘은 문명의 뜰에 한 점 뼈로 누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