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길 위의 집 / 정선주 - 2004년 1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7. 29. 19:15

 

길 위의 집

 

 

화살처럼 날아간 길 저녁에 닿아 있다

꽃은 피고 지고 새들 노래하다 갈 뿐

아무도 머무르지 않아, 비어 쓸쓸한 둥지

 

믿음은 길 위의 집과도 같은 것

세상 모든 길이 한데 모여 기도할 때

사람은 하늘로 길을 낸다, 창문을 열어둔 채

 

누구나 가슴엔 한두 개쯤 길이 있다

뜨거운 언어를 한 올 한 올 풀어내어

창 많은 사람일수록 밝은 달을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