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가녀린 떨림 - 자작時調

아직도 눈물 도는 새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3. 22. 12:33

 

아직도 눈물 도는 새

 

 

철새떼 되돌아온 호수는 수를 놓고

갈숲에 이는 바람 손수건을 흔드는데

내 마음 물결을 타고 젖어오는 뱃고동

 

영마루 노을 지면 피 토하던 쑥국이는

내 님 무덤가에 길몽(吉夢) 몇 알 떨구려나

세월도 눈에 밟히면 달무리를 따라돈다

 

이제는 고리를 풀고 사랑이란 미명하에

약사발 받아 들고 제발 덕분 잠들거라

신들린 대숲바람에 피고 지는 산동백(山冬栢)

 

네 마음 요량한들 눈물로야 어이 잴까

억새꽃 떠난 자리 슬픈 새 한 마리여

절벽 끝 창송(蒼松)에 걸린

흰구름아, 내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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