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림자 - 초대詩 · 時調

독백 / 김광섭

낙동강 파수꾼 2020. 3. 8. 18:43

 

독백

 

 

피로한 생활의 윤리에서

묵중한 머리를 들어보나

원래 목표 있는 우수도 아니요

말하여 다할 비애도 아니려니와

또한 어데서 비롯하여

어데서 끝날 얘기랴.

흐르고 쌓여 내려온

온갖 울분을 다하여서도

결국은 돌멩이 하나 움직이지 못할

허망한 사념에 다다를 뿐

드디어 불행을 거느리고

고독의 삼림에 들다.

 

* <동경>, 대동인쇄소, 1938 ;  <이산 김광섭 시전집>, 문학과지성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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