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림자 - 초대詩 · 時調

절정 / 이육사

낙동강 파수꾼 2020. 3. 8. 16:28

 

절정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제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 <문장>, 1940. 1 ;  <육사 시집>, 열린책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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