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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 윤애라 - 2017년 4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2. 9. 10. 13:52

 

빨래

 

 

바닥일까 더 이상 가라앉지 않는 곳

물의 입에 갇혀서 되새김질 당하고

한 번 더 힘껏 비틀려

허공에 던져지네

 

찌든 낮 얼룩진 밤 모서리 해진 날도

또 한 번 헹궈내며 다시 한 번 더듬는 길

젖은 몸 바람에 맡긴 채

흔들대며 가고 있네

 

바닥에서 허공으로 말라가는 저 먼 길

젖은 날 칸칸마다 볕이 드는 오후 세 시

유순한 희망 한 벌이

햇빛 속을 걷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