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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 이순화 - 2017년 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2. 9. 6. 17:00

 

목욕

 

 

이태리 타올로도 밀지 못할 삶의 흔적

두렷이 남아  있는 이랑진 몸을 본다

제 몸의 물기만으로 싹을 키운 감자 같은

 

행여나 아플세라 어린 나를 씻기시듯

바스스 부서질까 살그레 애만진다

지금껏 내가 파먹어 아모리진 봉오리

 

여자도 어머니도 모두 다 내려놓은

한때는 단물 솟고 향내 나던 앞섶에

가지 빛 마른 꽃송이 거품 속에 다시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