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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라도 감고 죽게 / 이종문 - 제35회 중앙시조대상(2016년)

낙동강 파수꾼 2022. 7. 21. 17:08

눈이라도 감고 죽게  /  이종문

 

 

 

나는 작은 멸치, 너는 참 잘난 사람

너여! 나의 몸을 낱낱이 다 해체하라

머리를 똑 떼어내고 배를 갈라 똥을 빼고

 

된장국 화탕지옥에 내 기꺼이 뛰어들어

너의 입에 들어가서 피와 살이 되어주마

그 대신 잘난 사람아 부탁 하나 들어다오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내 머리를

제발 대가리라 부르지는 말아주고

뜰에다 좀 묻어다오, 눈이라도 감고 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