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점멸의 시간 / 송태준 - 2013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8. 16. 19:44

 

점멸의 시간

 

 

 

검은 밤 긴 생각이 은하에 닿아 있다

붙박이 수자리로 돌아오는 하루 일과

실명의 밤길을 지켜 두 눈을 부릅뜬다

 

하늘 우뚝 솟아 이름을 드날려도

별에는 닿을 수 없는 꼭대기의 외로움

하루도 잠들 수 없어 눈빛은 늘 충혈이다

 

턱 괴어 되짚어 보면 어차피 삶은 외길

천 길 낭떠러지에 빈자일등 받쳐 들고

밤마다 소신(燒身)을 살라 하늘길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