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 2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나팔꽃
푸른 눈으로 잎 내밀고 발 만들어내고도
일어설 생각은 없다
나팔꽃의 중심은 허공에 있다
갈 길 멀기라도 한 것인지
하늘 맞닿는 그곳이 제 집이란 듯
나무든 담장이든 칭칭 감아
위로 밀고 오른다
길, 막힌 곳이 길이다
막무가내
벙어리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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