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4인용 그늘 / 이예진 - 2016년 4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2. 3. 13. 08:47

 

4인용 그늘

 

 

 

동생은 흰 식탁보를 천사라고 말한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래요

자매는 모든 주말을 교회에서 보냈다

 

엄마는 십자가 아래에 걸려있을까

방안에서 촛불은 그림자를 만든다

그늘이 짙어질 때는 같은 소원을 빌었고

 

식탁은 네 개의 의자를 갖고 있다

앉으면 의자가 두 개가 남겠지

천사가 날아가 버릴까 욕심을 숨겼다

 

예배 시간에는 다함께 졸음을 참았다

식탁보를 접으면 천사가 작아진다

촛농은 촛불의 눈물, 의자가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