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이른 봄의 내재율 / 이가은

낙동강 파수꾼 2022. 2. 18. 22:01

 

이른 봄의 내재율

 

 

 

누가 매화나무를 저토록 붙잡았나

뒤엉킨 가지들이 속 사연 품고 가는

사람들 내려다보는,

꼼짝없는 봄 어디쯤

 

잎눈보다 서둘러 꽃 피운 그 속내를

아무도 눈치 못 채 환호하고 마는데

한순간 허공에 새겨진

선명한 목판화 한 장!

 

꽃잎들 서둘러 제 짐을 부려놓고

지나던 바람이 순하게 몸 풀 듯이

구름은 높낮이 맞춰

운율에 집중한다

 

둥근 매화 빙그르 바람 안고 춤을 추면

매창(梅窓)이 돌아와 어여쁜 봄 읊듯이

이 저녁 자꾸 소리 내

불러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