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월곡리 청보리 / 이상구 - 2015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12. 18. 15:31

 

월곡리 청보리

 

 

세상의 높낮이를 가늠할 수 없는 날은

하늘에 흰 구름을 듬성듬성 풀어놓고

서릿발 서슬에 감긴 한 생각을 지운다

 

숨죽인 나무처럼 가슴 깊이 움츠린 채

찬바람 그 소리로 수런수런 말 걸어온

골짜기 긴 터널 같은 모진 생을 펼치고

 

가는 길 숨찬 행보에 쉼표를 찍어가며

비탈밭 시린 세월 온몸으로 견디면서

엉켰던 매듭을 풀어 푸른 꿈 붙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