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물 위의 그림자 / 나동광 - 2014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10. 2. 17:20

 

물 위의 그림자

 

 

 

바람이 자화상을 새기는 수면 위로

쓰리고 아픈 조각 부스스 눈을 뜨고

지난날 성난 얼굴도 주름살로 떠 있다

 

조금만 건드려도 핏발이 곤두설 때

던지는 돌도 품는 속 깊고 넓은 가슴

향간에 떠도는 소문 물안개로 지운다

 

햇살이 목이 말라 내려와 읹은 곳에

물비늘 파닥이며 수놓는 눈길 따라

겹겹이 쌓인 그림자 한 꺼풀씩 벗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