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개개비 / 박한규 - 2013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8. 16. 19:26

 

개개비

 

 

 

강 건너 자욱한 공단 담장 안에는

소인 없이 떠도는 분분한 소문만큼

개개비 아픈 전설이 둥지로 틀어져 있다

 

다른 길은 없었지, 작업복 때 절은 꿈

공장 천정 별을 쫓아 흰 앙금으로 얼룩질 때

알전구 충혈된 꿈이 온밤을 밝혔었다

 

비바람 가리시며 나날을 품으시던

목 지친 철야기도가 강물에 떠내려 갈 때

태생을 잊은 자식은 인가로 훌훌 떠났다

 

슬픈 일도 곰삭으면 눈물 배어 또 곱다지?

빠진 깃털 빈 둥지 먹 울음으로 써래질 할 때

탁란(托卵)에 찢긴 상처엔 새살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