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능소화 / 이명숙 - 2013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8. 16. 19:12

 

능소화

 

 

 

골목 안 벙글어진

자황색 현(弦)의 울림

돌담 위 난분분한 붉은 흥분 꿈틀대는

관능에 후드득 지는 꽃잎들 꿈꾸는 것은

 

한 번의 혼외정사

월담의 이유겠다

아프게 알몸 가득 새겨진 주홍글씨

뜨거운 사랑의 눈물 아파도 탐하는 것을

 

하루만 살겠다는

욕화를 못 말린 죄

스스로 살해되는 생애가 흐느낀다

불꽃색 흐드러지고 무르녹는 살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