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책 속의 길 / 장옥경 - 2011년 5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7. 25. 09:02

 

책 속의 길

 

 

 

가파른 골목길을 더듬더듬 걸어가는

실개천을 건너서 엉겅퀴 숲을 지나

낙뢰의 서늘한 불기둥

만나기도 하는 곳

 

백옥의 흰 살결 날카롭게 각진 서슬

잘 벼린 칼 끝에 상처가 나기도 하지만

온전히 자신을 비쳐

순금의 밭 일군다

 

연꽃의 미소처럼 정갈한 발자국

두터운 침묵 속에 내리치는 죽비소리

가슴속 둥근 파문되어

음표로 튀어 오르고

 

때로는 가슴 아픈 사랑을 노래하고

칠흑 같은 밤바다 깜박이는 불빛 되어

화들짝 깨어 일어난다

벚꽃 되어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