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불타는 책 / 김재길 - 2011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7. 18. 13:43

 

불타는 책

 

 

 

콘센트만 뽑혀도 사라져 버리는 이데아 그 앞에 21세기마저 광신도가 되었다 고독한 호모사피엔스도 책을 던져버렸다.

 

문자가 사라진 뒤 노래도 사라졌다 눈 먼 길을 더듬어 예언이 찾아올 때 그 누가 손을 내밀어 등불을 밝혀주리.

 

누구든 그 안에 절대자가 있다 믿어 창조와 파괴를 반복하는 진화 속에 영혼은 블랙홀에 갇혀 두 눈을 잃어버렸다.

 

세상의 모든 기도 0과 1로 찬송되고 디지털로 클릭하는 불멸의 페이지 그 뒤에 나무의 책이 스스로 불에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