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눈 오는 날의 소묘 / 이상목 - 2011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7. 10. 07:56
눈 오는 날의 소묘
평원을 삼킬 듯이 까맣게 몰려오는
북극의 병사들은 폭풍을 일으키며
북반구 동토의 땅을 유린하고 있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미완의 설원 위에
수레의 발자국을 남기며 내달리던
전차가 내지르는 함성 날 세운 바람소리
무거운 폭설탄에 위장한 병사들도
쓰러져 나뒹굴고 새들도 떠나갔다
이런 날 흔들리는 것 어디 마음 뿐이랴
빗금 쳐 날아오는 은빛의 화살촉들
온몸에 방패 없이 가슴으로 막아 선다
권태로 얼룩진 일상 깨뜨리는 은빛 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