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아버지의 염전 / 홍선영 - 2010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6. 12. 22:12

 

아버지의 염전

 

 

 

수차에 올라앉은 아버지가 우뚝 서면

게워낸 바닷물이 신기루를 만들어 낸다

쳇바퀴 돌리고 있는 바다 위의 다람쥐인가

 

해질녘 노을 안에는 검붉은 그림자 하나

아버지 발걸음에는 눈물들만 딸려 나온다

짠맛을 희석하는가, 아버지의 두 다리

 

바다가 복부를 열어 푸른 속살 내보이고

소복이 드러나는 흰 뼈를 만들어내고

뼈마디 알갱이들마다 서해 빛이 시리다

 

염전을 일구어낸 등이 휜 장화 한 짝

누런빛 장화 위에 눈물이 스미고 있다

하얗게 뿌리 내리는 아버지의 눈물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