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내시경 / 유현주 - 2009년 7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5. 15. 20:45

 

내시경

 

 

 

별일로 이 먹보가 음식을 거부한다

타는 것이면 무엇이나 볼 터지게 활활활

한입에 집어삼키더니 단단히 틀어져선

 

부지깽이로 다독이고 쓸어도 소용없이

토하며 헛구역질하다 맥을 놓은 아궁이

오늘은 저녁쌀 안친 가마솥 속이 탄다

 

댓가지 길게 엮어 입 속에 들이민다

고래 따라 탈난 곳 찾아 긁을 때마다

굳은 피 덩어리 되어 바닥으로 떨어지고

 

처치 끝에 다시 도는 화색이 화릉화릉

가끔은 트림 소리 귀담아 들었다가

제 속도 살펴달라는 단식투쟁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