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레밍 딜레마 / 모정희 - 2009년 6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1. 5. 9. 10:37

 

레밍 딜레마*

 

 

 

무심코 몸을 실은 낯설은 기차 안

멀리가면 갈수록 이방인만 서성이고

자꾸만 뒷걸음치는 목덜미가 시리다

 

봄볕의 환청처럼 시나브로 보내고픈

신기루 맴을 도는 돌아가는 바퀴소리

그래도 멈춰진다면 주저없이 내리련만

 

차창가 기웃대는 붉은 등 옅어지고

스스로 낮아지는 풀잎 끝 초승달

달려온 길을 세우고 달빛 한 줌 줍는다

 

* 들쥐 레밍이 무작정 절벽으로 달려가 집단 자살하는 습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