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뼈를 맞추다 / 송옥선 - 2009년 4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4. 18. 13:48

 

뼈를 맞추다

 

 

 

꼬막처럼 엎디어있는 구두수선 컨테이너

사진틀만한 홑 문으로 수선공이 들어가고

돗바늘 구멍 속에서 기워가는 또 하루

 

봄 내를 몰고 온 바람 콧대만 높아지고

덩달아 어지럼증 도시는 '굽조절 가능'

입간판 모로 누워서 세상눈치 읽어간다

 

온종일 구두의 뼈와 살을 다듬는 손

구겨진 지폐 쥐고 홑처마를 나오면

뻐근히 척추를 흐를 고독한 노동의 흔적

 

통굽도 날씬하게 닳은 코도 매끈하게

구두의 솟은 뼈 닳은 뼈 다 고쳐 놓고

제 등뼈 어쩌지 못해 나무망치로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