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행진 / 송영일 - 2009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1. 4. 18. 13:03

 

행진

 

 

 

오리가 뒤뚱뒤뚱 춤을 추듯 걷고 있다.

물속의 사위들이 땅위에선 서투른지

어설픈 공연을 펼쳐 물갈퀴가 붉어있다.

 

퇴화를 거듭하다 날지도 못하고서

갈 곳을 잃어버린 길 위의 광대처럼

어둠이 아니었던 곳, 어둠으로 서 있는 삶.

 

방심한 순간 있어 비상하는 날갯짓은

낯선 이방인 되어 거리를 맴돌다가

박재된 틀 속에 묻혀 어제를 잊었다.

 

새가 아니어도 한때는 새였던 시간

푸근한 깃털 있어 따스한 생 같은

그 걸음 멈출 수 없어 은빛이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