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밭두렁 태반 / 엄미영 - 2009년 2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4. 11. 11:47

 

밭두렁 태반

 

 

 

어머니는 긴 세월을 진흙으로 사셨다

엄동바람 얼얼해진 배를 다독이시며

둑방길 무너진 강을

씨 품고 건너셨다

 

은밀하게 손톱 세운 꽃샘바람 밀어내고

탯줄 감친 그 둘레 민들레 피어났다

연노랑 짙은 옹알이

보다듬는 어느 봄날

 

풋남새 키운 얼굴을 카메라에 캐어 담다

노을 젖은 밭두렁의 태반을 건드려본다

그 떨림 꽃잎에 실려

온 누리가 폭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