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겨울, 소래포구 / 정영화 - 2009년 1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4. 11. 09:44

 

겨울, 소래포구

 

 

 

소금기로 몸을 굽힌 소래항은 거기 있다

비릿한 정액냄새 겨울을 삽질하는

포구의 해넘이 풍경은 그립거나 설움이다

떠나본 사람은 안다 산다는 건 가슴에

이별의 흉터를 별처럼 흩어놓고

조금씩 꺼내어보며 상해가는 길이란 걸

바람도 가슴을 지나 먼 바다를 만들고

시린 손 꺼내들고 감싸 안는 삶의 길에

아닌 듯 뒤돌아보는 못 보낸 애린(愛隣) 넋

얼마를 그리워하면 비울 것 채울 것을

저 바다 젖 몽우리 혼불 속에 묻어두고

나 절로 그 길을 알아 홀연히 걸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