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나무의 병문안 / 이진성 - 2008년 7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1. 1. 8. 21:50
나무의 병문안
백병원 702호 고로쇠나무 누워있다
퍼즐처럼 갈라지는 고동빛 욕창 온 몸 위로
종양이 버섯 자라듯 주렁주렁 달렸다
병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이제 없고
봄기운이 창문 한 켠 빗금을 두드린다
꽃송이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계절이다
집안을 지탱하던 굳어진 몸 속에는
먹먹한 물관만이 서서히 말라간다
나무의 뿌리 밑에서 떡잎들이 자란다
두꺼워진 링거 방울 아버지의 먹먹해진
물관에 어디까지 차오르고 있는 걸까
창 밖에 봄바람만이 병문안을 오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