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봄날은 간다 / 김남규 -2007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10. 15. 20:31
봄날은 간다
세차게 새벽바람 그들을 휘저을 때
차가운 빗방울이 몸 훑어 흘러내릴 때
숲 그늘, 그 언어의 떨림 들어본 적 있는가
울창한 그림자는 득음의 불립문자(不立文字)
비탈진 비바람 속 아침을 일으키는
생생한 연초록 울림 어둔 귀를 밝히고
때로는 촘촘한 빗소리에 숨어서
가끔은 저 땅바닥 뿌리와 뒤엉켜
봄밤에 겨드랑이 사이 별 하나 밀어올려
지상의 붉은 상처 나이테로 새기면서
온 산을 경건한 신전으로 물들이는
빛보다 팽팽한 울음, 들어본 적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