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도라산역을 돌아서며 / 고성환 - 2005년 8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9. 2. 18:00

 

도라산역을 돌아서며

 

 

피등한 우리들 몸은, 돌아보면 영양실조

마술 같은 붉은색, 허상의 상자 안에

유년의 일기장들이 불혹에서 흔들린다

 

태극은 선명하게 남북으로 갈라져서

단색으로 치장한 내 생의 도화지에

역사의 첨탑 위에서 말없이 흔들린다

 

삭아진 붉은 낙조 푸르게 떨어져도

더 나가지 못하는 사색의 철길 위에

아직도 돌아서야할 내 발길이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