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질경이 / 백승만 - 2005년 6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8. 31. 17:35

 

질경이

 

 

더 이상 갈 수 없는 벼랑 끝에 이르러서야

붓대 닮은 꽃대를 하늘 닿게 뽑아 들고

는개로 자욱한 세상 바람길 열고 있다

 

숱한 아픔의 날들을 꽃자리로 밀어 올려

달랑 남은 끈기로 불볕 파고 넘어선다

쑥물빛 늑골 깊숙이 숨 고르는 마음 하나

 

느슨한 삶의 고삐 단단히 감아쥔다

뿌옇던 세상 끝이 산여울로 맑아오고

비 끝에 눈밝은 바람 별자리를 살피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