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방조제에서 그리워하다 / 김혜진 - 2005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8. 27. 18:28

 

방조제에서 그리워하다

 

 

갓난아기 대천문같이 말랑말랑한 갯벌에

빨대를 꽂아 올리고 잠수하던 가리맛조개

아산만, 각성바지 살집은 다들 어디 있을까

 

뉘 집일까 따개비만한 오름이 보글거리고

황바리 떼 분주하게 옆걸음을 치던 날

능소화 꽃잎이 지는 하늘 닿은 그 원경

 

해마다 여름이면 농게 잡는 흙투성이

종아리 기어오르는 갯지렁이 떼어냈지만

이제는 베트남산 쥐포처럼 말라붙은 이웃들

 

물길을 끊어내고 알몸 누인 갯벌도

바다 곱게 물러선 데 목마르게 그립다

이따금 짭쪼름한 숨소리

목마르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