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숲 속 한낮 / 박수영 - 2004년 9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8. 19. 18:36

 

숲 속 한낮

 

 

오수(午睡)에 든 돌개바람 등성이 사이로

도토리 한 놈이 떼구르르 길 나선다

심심한 청설모 새끼 곧추세운 꼬랑지

 

걸러지는 햇살을 이마 짬에 뉘어두고

손 차양 멀리로 호오이 불러본다

안 뜨락 소리길 따라 화답이듯 기인 여운

 

느슨하고 헐거웠던 서투른 자맥질

앞 뒤 삶 어느 것도 간단치는 않은 것을

그마저 사랑스러운 깨어있는 이 적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