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서정시편 / 윤경희 - 2003년 8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7. 22. 21:00

 

서정시편

 

 

< 비 >

 

묻어둔 이야기와

생각들을 풀어놓고

 

연분홍 물빛으로

가만가만 터트린

 

투명한

뼈마디 속에

흔적을 채우는 것

 

 

< 네 생각 >

 

애잔한 가슴 한편

마르게 비워두고

 

머언 세월 저편

빛 바랜 얼굴로

 

해 붉은

서녘 하늘에

걸려 있는 저 낮달

 

 

< 안개 저편 >

 

산허리에 펼쳐진 그리움 사뭇 짙어

 

잊고 산 날들이

거기 감겨 있는 듯

 

그 속에

어룽진 꿈길

가만 걷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