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산을 읽다 / 조우리 - 2002년 6월,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낙동강 파수꾼 2020. 4. 27. 17:44

 

산을 읽다

 

 

후산리 은행나무 어깨 너머 토용산은

뭉게 하늘 어깰 닮아 등성마다 시원한 몸

동, 동, 동, 잰걸음 햇살안고 책을 폅니다.

 

허리 곱아 채인 가슴 하늬바람 길 내주고

침식된 풀 섶 길 뒤로 아카시아 꽃 입술이

무수히 정분을 찍으며 밀알의 눈 흘깁니다.

 

산 속에 잠든 무덤, 무덤에서 선 할아버지

등나무 마음으로 폭신한 황토자리 펴,

사늘히 건너온 여름은 산을 읽고 잠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