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차 한잔 놓고 / 이승현 - 2002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4. 23. 17:41

 

차 한잔 놓고

 

 

때 절은 문살 위로 햇살 가득 쌓이면

산수유 가지 끝에 팽팽한 긴장감이

사려도 사리지 않을 화두 하나 떨군다.

 

기왓장 골 사이로 흘러드는 산바람

겨우내 잠을 자던 묵은 잔설 깨우고

방울로 구르는 소리 문지방을 넘는다.

 

몸은 낙수를 마시는가, 내가 내게 물으며

왼종일 별을 좇아 들랑날랑하던 생각

찻잔에 서린 여운이 푸른 들녘에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