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겨울나무 / 황정희 - 2001년 3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4. 20. 17:06

 

겨울나무

 

 

차거운 휘파람 가지 끝 와 닿는 날

마지막 불빛 하나 눈물처럼 떨궈놓고

비로소 그 숱한 사연 빈 하늘 받쳐 쓴다.

 

야윈 몸 안쓰러워 눈꽃으로 와 앉는 날

황홀한 춤사위 어깨위로 접어두고

휘감겨 넘나드는 아픔 말갛게 풀고 있다.

 

솟구치는 음조율을 허공에 뿌리는 날

가슴은 꽃빛으로 흥건히 젖어들어

다듬고 깨우친 숨결 봄을 틀어 올린다.